씁쓸 하구만....
말 안하고 입다물고 싶었다. KDI의 김모 연구원의 "학교 차별화보다 수업 차별화가 효과적"이라는 논문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고 또 열받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사에 대한 학생의 평가지수와 교사의 학력이 높을수록 사교육비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 의도 뻔하다.
PeterPan이 논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 내용에 함축되어 있는 의도는 알 수 있었다. 즉 사교육의 문제의 원인이 교사의 질이 낮기 때문이고 따라서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원 평가제를 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S일보의 기사 제목은 아예 "교사가 사교육비 열쇠 쥐고있다"였다. 정말 그럴까????-지들이 교사 해보라지.
저질 코메디같은 짓거리를 또 봐야 하니 정말 답답하다. 요즈음 교사 되는 사람들이 어떤 대학을 나와서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사가 되는지 알고나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렇게 교사들을 믿을 수 없다면 아예 아이들 모두 자퇴시켜 검정고시 봐서 바로 수능 보고 대학 입학 시키면 될걸 뭘 그렇게 헛소리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된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도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대략 20조 9,095억원이라고 한다. 이 통계수치를 근거로 해서 대략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31만 원을 지출한 셈이라고 한다. 같은 해 우리나라 국민은 한가구당 근로소득 대비 9.3퍼센트, 가계지출 대비 12.6퍼센트를 교육비에 지출했다고 하는데 이 교육비 중에 63.3퍼센트가 사교육이 차지 한다고 하니, 이는 엄청난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엄청난 일의 책임을 모두 공교육에 돌리고 있고...ㅋㅋ
‘2005년 서비스 총조사’에 따르면 사교육분야는 사업체수 8만 8,568개, 종사자수 35만 5,298명, 매출액 10조 5,765억 원, 영업이익이 3조 5,031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100만명 이상이 사교육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히기도 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사교육은 하나의 산업, 대기업화 된지 이미 오래 전이다. 게다가 여의도의 한량들 가운데 과거 사교육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상당수 이고, 이중 어떤 이들은 정부의 요직을 맏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그들에게 유리한 환경속에서 사교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익 집단화 되어 정부나 국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 아닌가?
요즈음 우리 사회가 정부를 포함해서 모두 한 목소리로 사교육 문제의 모든 원인을 공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적 모순으로 발생한 사람들의 불만을 엉뚱한 곳에 표출해서 희석시키려 했던 중세 말기 유럽의 광적인 마녀 사냥처럼, 이제는 사교육의 문제의 원인을 전적으로 힘없는 공교육 종사자들에게 돌려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이미 온 사회의 전방위적 공격에 의해 방어 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되었고, 이제 거의 아사 직전까지 간 공교육을 상대로 도대체 뭘 하자는 이야기 인지모르겠다.ㅋㅋ
PeterPan은 단언한다.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의 원인을 사람들이 믿는 것 처럼 공교육 내부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100% 실패할 것이다.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는 교육계 내부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사회, 경제적인 문제와 얽혀있다. 그리고 그 상당 부분이 공교육이 아니라 대형 학원을 포함한 사교육 대기업속에 있다고 단언한다. 진정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리 뜯어 고치고 저리 뜯어 고쳐서 이제는 더이상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프랑켄 슈타인같은 괴물이 되어버린 공교육에 손을 대려고 하지 말고, 그쪽 부터 메스를 가하라고 말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경쟁 보다는 상생을, 힘있는 자보다는 힘없은 자를 배려하고 보살펴야 하는 공교육을 생존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사교육 산업과 경쟁시키려 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결코 없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존립 기반 자체가 없어질 것이다. 정말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