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전면 금지와 관련된 어떤 기사를 읽고...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이, 군대는 물론 학교마저도 권위적이고 폭력적으로 물들인 우리 문화를 되돌아보게 하고 인식의 틀을 바꾸는 데에 기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후배를 나이가 어리다고 낮춰보기에 앞서, 학생을 피교육자라고 교사의 권위를 내세우기에 앞서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할 똑같은 '인간'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굳이 '학생'의 인권을 거론하는 건 그들이 학교 내에서 상대적인 약자기 때문이지, 교사의 권리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위 인용글은 오늘 모 인터넷 뉴스 기사의 결론 부분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교사들이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이유가 단지 <학생을 피교육자라고 교사의 권위를 내세우기>위해서 인것처럼 보인다. 이 기사가 정말 진실이라면, 그리고 이 기사의 관점이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 전부를 반영한 것이라면 정말로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체벌 전면 금지에 반대하는 교사들이 정말로 자신들의 그 알량한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렇다는 말이다.
도대체 교사의 권위가 무엇이란 말인가? 혹시 그런 권위라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권위가 교사들에게 주어졌는지 또한 궁금하다.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교사가 있다면 얼마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다양한 논리를 개발해서 이용하고 수많은 예들을 제시한다. 자신의 의견을 펼침에 있어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며 지켜져야 할 원칙중에 하나가, 관련된 사람이나 집단 전체를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 부치거나 폄하해서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나라에서 언론 기사를 표방하는 수없이 많은 글에서 이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기사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 불행한 현실이라 하겠다.
교사는 어떤 정책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다. 교사는 국가에서 정해진 정책이나 규정에 따라 교육적 행위를 하고 때로는 집행하는 존재다. 물론 어떤 정책이 결정되기 이전에는 나름대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주장을 한다. 이런 일은 당신들도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뭔가 결정되고 시행이 된다면, 그 결정을 묵묵히 따르는 존재가 또한 교사집단이다. 결국 결정은 당신들이 하는 것 아닌가? 그런 당신들이 체벌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고 지키라고 하면, 그 결정에 따를 것이니 교사를 마치 이익 집단처럼 매도하고 비난해서 상처주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그 결정에 대한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시키지 않기를 또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