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고교 등급제

etLee 2010. 9. 15. 21:44

   법원이 15일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고 판결했다 한다. 이런 이야기가 소문으로 떠돌아 다니는 일이 어제 오늘 일인가? 별로 새삼스럽지도 못한 뉴스 갖고 뭘 그렇게도 요란을 떠는지 우습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 입시 지도를 하다보면 경험으로 뻔히 다 알수 있는 일을 이제서야 호들갑 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웃긴다 수능 점수를 학생 선정의 최고의 기준으로 하는 정시를 제외한 각종 수시 입시 전형에서 외국어, 과학고를 비롯한 각종 특수 목적고, 심지어는 서울의 모 특정 지역에 위치해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들에게 주어지는 뭔가 플러스 알파가 존재한다는 것은 입시지도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일이었다. 그냥 여러가지 이유로 쉬쉬 하며 지나간 일인 것을...

 

   금년부터는 한가지 더 고려할 꺼리가 생겼다. 자립형, 혹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가 그 하나이고 국제고등학교가 또 하나이다. 이들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이,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경우만 하더라도 최소한 50% 이내에 들었던 학생들이라는 사실은 각종 수시 전형을 포함해서, 입학 사정관제도를 도입을 확대한 대학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변수라는 사실이다. 학벌 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고, 이런 현실속에서의 해방 이후 우리 나라의 대학 입시의 변천사를 돌이켜 보건데 예상 할수 있는 일들은 너무나도 뻔하다. 더군다나 기존의 수시 입학전형 제도가 오늘의 기사 처럼 왜곡되고 때로는 악용되기도 했다면, 그보다 더 많이 왜곡될 수 있고 악용될 수 있는 입학사정관 제도의 미래 역시 쉽게 예측 할 수 있다. 사람들의 기본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심각하게 고착화한 왜곡된 문화와 교육 현실이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 도입된 제도의 전망은, 누구든이 예측 가능한 그저 그런것이다.

 

    요즈음 고 3교실은 혼란 그 자체이다. 우리나라 대학교 숫자 보다 몇배나 많은 수의 수시 입학 전형제도,  대학마다 그리고 같은 대학 내에서도 기준이 다른 입학사정관제도의 난립속에서 고3 학생들은 자신들에가 가장 유리한 것을 찾느라고, 대입 준비, 즉 공부를 중지하는 사태에 직면해있다. 더욱 더 기가 막히는 일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내신 성적이 부족하여 수시 원서는 써 볼 꿈도 꿀수 없는 대다수의 아이들까지도 혼란 스럽고 해서 그나마 존재하는 정시 준비를 제대로 못한다. 아니 이들은 소외 당한다고 할 수 있다. 고3 담임교사들이 수시와 입학사정관제에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들의 입시 상담과 원서작성, 그리고 추천서와 각종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챙겨주느라고 정신 없는 사이에, 정시를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은 소외된 상태에서 고분 분투할 수 밖에 없다. 위정자들을 비롯하여 소위 말해 사회 지도층, 혹은 지식인라는 사람들은 우리 문화속에 깊게 뿌리 박힌 현상들은 간과하고, 끊임없이 제도가 잘못 되어 그런다며 끊임 없이 제도 교체 작업만 해왔다. 그리고 그 변화의 결과가 바로 이런 교육현장의 모습이고, 이런 뉴스가 발표되는 교육적 현실이다.

 

    이제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떻하란 말인가. 그들은 이미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1,2차 수시전형에 응시한 상태다. 그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도 부족하게 느껴질 터인데, 이런 뉴스는 절망 그 자체 아닌가? 누군가 대답을 해 주면 좋겠다. 이 답답한 현실을 설명하고 해결 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