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우리가 이래도 되는가?

etLee 2011. 6. 7. 20:20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또 촛불 집회가 열린다고 한다. 거기에다 동맹 휴업까지 한다고 하고....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말들이 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등이 그 예이다. 얼듯 보면 정말로 좋은 말이다. 반값 등록금 내고 대학교 다니게 될 대학생들 입장에서 그럴 것이고, 무상급식에 자녀들 점심 걱정 덜게 될 부모들 입장에서 그럴 것이다. 지난주 우리 어머님께서 고령에 저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병원에 입원하셨다. 내일 퇴원이 예정되어있는데 병원비 걱정이 별로 안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가 환자와 그 가족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잘 되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어쩌다 받아보는 이런 사회 보장 제도 혜택을 받을 때마다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정말 이래도 되는가 하는 의구심 말이다. 정말 이렇게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을 기뻐만 해도 되는가?

 

   최근 몇 년 동안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명세서를 보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접속해서 해당 항목을 클릭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어쩌다 명세서를 살펴보고 놀란다. 봉급 인상률보다 엄청나게 높게 상승하는 의료보험비 때문이다. 우리 집 가족은 고령이신 어머님을 제외하고 일 년에 병원 가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매달 봉급에서 의무적으로 공제하는 의료보험비, 그리고 노인장기요양 보험비로 빠져나가는 액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물론 근거 없이 그렇게 국민의 소득에서 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의 의무 중에 하나로서 당연히 부담해야 할 것이며, 나중에 나와 우리 가족에게도 어떤 일이 생기면 똑같이 그런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뭔가 불안하다. 정말 이나라 이 정부가 이렇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고, 그래서 불안하다.

 

   "전면 무상 급식", "반값 등록금", 정말 좋은 말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국민에게 조세 부담을 더 추가하지 않고 그런 제도를 실시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생각해 내서 기획하고 실행하는 위정자들은 이러한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며 전면 실시를 주장한다.  모든 것이 국민 즉 서민을 위한 정책이고, 추가적인 조세 부담이 아니라 기존의 재정을 건전화하고 다른 분야에서의 지출을 줄여서 하면 되니까 실현해야 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역사를 되돌이켜 보면 찾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역사적 교훈들은 위정자들의 말에 대해서 "Do not believe"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불안하다. 1990년대 인가 보다. 정부에서 분리되어 있던 의료 보험을 통합하며 내세우는 말이 통합 효율화하면 지역 의료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직장인에게는 추가되는 보험료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거짓임이 판명되기까지는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위정자들의 말은 믿지 말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미래 세대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며 현재의 편안함을 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 세대의 편안함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매래 세대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즈음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의 촛불 집회를 보면서 얼마나 등록금 부담이 심했으면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족이나 국가의 미래보다는 개인의 현실적,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젊은이들 모이게 할 만큼 세태가 변했다는 현실에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운 점은 또 그것을 전면적으로 실행해서 미래 세대들에게 또 다른 짐을 얹어 주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위정자들과 정부의 재정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직업 공무원들에게 정말 그 답을 듣고 싶은 의문점들이 있다. "정말로 우리나라 재정이 걱정 안해도 될 수준인가? 우리나라 대외 부채가 정말로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전한 수준인가?" 이처럼 "무상 급식", "반값 등록금"과 같이 엄청난 재정 부담이 요구되는 정책들을 단지 정권을 잡거나 유지하려는 의도 하에 즉흥적으로 생각해내서 실행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우리 경제가 건전하단 말인가? 조만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그 엄청난 통일 비용은 생각하지 말자.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필자와 같이 의심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한 통계 숫자와 증거들을 제시하며 설명해 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