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반대에 대하여...
오늘 KBS가 수신료 인상안(현재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을 이사회에 상정했다는 뉴스가 떴다.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에 대한 입장문을 내면서 국가기간방송에 부여된 공익의 책무를 다하며 미래에 더욱 필요한 공영방송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또한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은 우리보다 5-9배 많은 수신료를 받으며 재원에서의 비중도 70-90%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KBS는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그리고 공영방송의 발전을 위한 수십 가지의 추진 사업들을 열거하며 "코로나 19 시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국민의 방송이 되겠다"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필자는 독일, 프랑스, 일본의 공영 방송을 시청하거나 이용해본 경험이 전혀 없고 그래서 얼마나 많은 수신료를 받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영국의 BBC 방송은 직업이 영어교사였었기 때문에 인터넷이 일상화된 이후로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 지속적으로 이용했다. 그래서 영국 BBC 방송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를 인지하고 있고 BBC 방송의 중립성에 대해서는 신뢰하고 있다.
필자는 KBS 수신료 인상률에 대해서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단지 공영 방송의 중립성 이라는 관점에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아래 인용한 글은 필자가 며칠 전 영어 듣기 연습을 하다가 우연하게 듣게 된 내용이다.
Officially the BBC is neutral. The government has no say over what they broadcast. The content is monitored by independent regulators. The BBC is funded mainly by the licence fee – and they have a duty to try and represent the diversity of licence fee payers in their programmes. BBC News has a network of reporters stationed around the world and tries to get the stories at the source.
Generally the BBC has a long tradition of independent coverage. But I think it’s almost impossible to be completely neutral about everything and the individual decision makers at the BBC have to make choices about what they think is more or less newsworthy – so there will be some value judgement in there when the editors decide to prioritise certain stories over others. But be sure that there are long, complex meetings and discussions between people in which they make these decisions. It’s not all decided by one person with a specific agenda. It’s also not directed by the government like some TV stations.
- 내용 출처 : teacherluke.co.uk -
공영방송은 중립적이고 공평(impartial)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것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그렇게 해야 하고 그게 공영방송의 의무라고 믿는다. KBS는 적든 많든 수신료를 받는다. 그것도 거의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치 세금처럼 징수한다. 그런데 KBS가 진정으로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웠고 중립이고 편견이 없이 뉴스를 전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시대가 있었는가? KBS 사장이 임명될 때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때가 있었던가? 필자는 이 질문에 "No"라고 말하고 싶다.
국민은 하나가 아니다. 각자가 살아온 시간과 공간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그래서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공영방송은 중립성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고 지켜야 한다. 그런데 60년 넘는 평생 동안 KBS가 중립성을 지켰다고 생각되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는 게 단순히 필자만의 편견인가? 우리나라 공영방송은 지금도 여전히 중립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KBS의 수신료 인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