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실감 나는 구조조정 한파

etLee 2009. 1. 6. 18:54

 

책을 읽고 있는데 휴대 전화 진동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발신자 번호를 확인해보니 대학 후배로 부터 온 전화였다. 겨울방학 자율학습을 감독중이어서 나는 재빠르게 복도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 나야, XX이...

응, 오랫 만이다. 잘 지냈니?

잘 지냈어, 형은?

나야 뭐 항상 그렇지, 선생이 뭐...

형, 나 회사 그만 뒀어...

... 언제?

 

 지난 여름 방학쯤으로 기억된다. 이 후배와 전화통화로 소식을 들었을 때가. 그때도 후배는 회사에서의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 했었다. 전화 통화 만으로 그의 힘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잘 견디어 내라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 무던히 전화가 와서 오래만에 소식을 들었다. 정말 우울하고 무거운 소식을... 

 

후배는 지금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중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란다. 정말로 힘든 세월을 견디어 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딸린 식구만 해도, 아이가 셋이다. 이제 큰녀석이 초등학교 4-5학년 정도일 게다.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엄청나게 답답하고 막막했다. 어찌한단 말인가? 한창 일할 나이에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데, 저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수 있겠는가?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우리의 경제와 냉혹한 기업의 문화를  탓할 수 밖에 없었다.

 

IMF경제 위기때는 그나마 내부 분열 같은 것은 별로 없었다. 당시에는 온 국민과 정치권이 한 마음이 되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한 방향을 향해 달려 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온 나라가 사분 오열로 갈라져 서로 제목 찾기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고만 있는 형국이다. 저 오만한 위정자들, 어느 누구 하나 없이 온갖 추태에, 쌩 쇼를 하며 국민의 세금를 축내고 있다. 또한 시민 단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내세우고 사실은 자기네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목소리 높이는 각종 이권 및 이익 단체들은 좌우로 나란히 줄을 서서 서로 싸움질이나 하고 있다. -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다 국민을 위해서란다. ㅋㅋㅋ 웃기고 자빠졌네.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일반 백성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이념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따뜻하게 입고, 먹고 자면서 서로 돕고 사랑하면 그만이다. 슬픈 일이 있을 때에는 함께 슬퍼해주고,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한다. 거기에다 옳은 일에는 박수를 치고, 정의롭지 못한 일에는 분노하는게 보통 사람들의 심사다. 아기가 아파하면 함께 아파 하고, 굶주림에 배고파 하는 사람이 있으면 먹을 것 한덩이 나누 주는게 우리 민초들의 마음인 것이다.

 

지금 그 민초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우리 백성들 대부분은 이 경제 위기가 어디에서 왜 시작 되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소수의 탐욕스러운 물질 자본가들과 위정자들이 합작해서 만들어 놓은 괴물이다. 하지만 그 괴물로 부터 온 몸으로 고통을 겪고 견디어 내어야 할 사람들은, 내 후배 같은 평범한 민초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기반이 뿌리채 뽑혀 있는데, 정작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쥐고있는 사람들은, 좌니 우니,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면서 싸움질만 한다.

 

그래 그냥 그렇게 시간을 죽여보자. 2009년 새해도 밝아 왔는데 그냥 기다려 보자. 그러면 뭔가 결말이 날 것이다.  금년 한해가 동해에 떠오르는 아침 태양처럼 찬란하고 화려한 한 해가 될지 아니면 수 없이 많은 아버지들이 실직되고, 가정이 붕괴되고 긍극적으로는 그 아이들이 길거리에 내 버려지는 한해가 될지 기다려 보자. 이미 여기 저기에서 노부모 모시기 어려워서, 기가 막힐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 열심히 싸우라고 하지 뭐. 기업들이 쓰러지고, 사람들이 길거리로 맨 몸으로 쫓겨나 쏟아져 나오든 말든, 가정이 붕괴되어 힘없는 노인들과 아이들이 내팽겨 쳐지든 말든, 여기 저기에서 사람들이 등지고 쉴 집을 잃고 거리를 헤매든 말든, 스스로 삶을 버리고 어디에선가 뛰어 내리는 사람들이 생기든 말든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모든게 다 지들과는 관계없는 일이잖아? 또한 우리 역사에서 그렇게 살아온 날들이 결코 이번만은 아니었는데. 어차피 우리 나라의 역사는 함석헌 옹이 말씀 하셨던 것 처럼 <고난의 역사>였으니 또 한번 고난을 당한들 어떤가? 한두번 당한 것도 아닌데.

 

설마 조선 말기 처럼, 온 나라의 경제권을 외국 자본에 넘겨 주고, 긍극적으로는 국권까지 통채로 외세에 넘겨주는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는 않겠지?! 그때 우리의 위정자들 뭐 했는지 모르겠다.<싸움질만 했잖아!> 그 때의 우리나라 지도자들이나 위정자들보다 지금의 사람들이 더 똑똑해 지고 지혜로와 졌다고 하니 그런 최악의 고난 다시 겪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 외국인들에게 넘어가고, 아버지들이 실직 당하여 가정이 붕괴되는 일을 있어도, 아이들과 노인들이 길 밖으로 쫒겨나는 일은 있어도 나라가 통채로 망하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고난을 이겨내는 일에는 전문가 수준이니까 또 당한들 어때?!

 

정말 미치겠다. 

모든것 다 포기하고 지켜보는 일도 쉽지않다. 

그래도 기다려 보자.- 하지만 그 기다림의 끝은 뭐가 될까? 

모르겠다. 온 나라가 뒤죽 박죽이니 알게 뭐야.

 

아무튼 후배가 잘 견디면 좋겠다. 

 

여의도 한량들이 뭔가 뗀빵 합의라는 것을 했단다. 

정말 웃겨... 거의 조폭 수준의 행동으로 쌩쑈를 하더니...

 

허리춤에 매어 놓은 쇠사슬 정말 웃기더라.

어디 사무실에서는 쇼파도 나딩굴던데, ㅋㅋ... 

최 저질 코미디 쑈 봤다. 요 며칠 동안.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