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Where Is the Love

etLee 2009. 1. 12. 15:18

 

People killing People dying
Children hurting
You hear them crying
Can you practice what you preach
And would you turn the other cheek
Father father father help us
send some guidance from above
Cuz people got me got me questioning
Where is the love? love (where is the)
love (where is the)
love (where is the love the love the love)

 

위 글은 The 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요즈음 들어 이 노래를 자주 듣게 된다. 매일 저녁 TV뉴스의 화면을 통해 중동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 참상을 접하면서 더욱 더 그렇게 되었다.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 채 울부짖는 아이들, 비참한 모습으로 죽어 나뒹구는 주검들을 보면서 세상의 불의와 비참함에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 신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온 세계가 유래가 없는 경제 위기에 직면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마음과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전쟁이라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세계 여기 저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때로는 중재자로, 때로는 동네 큰형님처럼 나서서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미국이라는 나라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있고 정권이 바뀌는 상황에 있으니 더욱 더 그렇다. 어쩌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고 있느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딘가에서 분쟁이나 전쟁이 발생하면 그 최고의 피해자는 어린 아이들이 된다. 전쟁 포화에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아이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울고 있고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모습이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건만 우리 정부와 언론은 이 전쟁에 대해서 별로 말이 없는 것 같다.

 

지난 주 부터 KBS에서 <천추태후>라는 드라마를 시작했다. 그 드라마의 첫회부터 긴박하게 전개되는 전투 장면이 멋드러지개 전개되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모으는데 성공한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남의 집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천추태후>라는 드라마의 치솟는 인기가 시사하는 것처럼 이말은 상당히 진실인것 같다. 우리 주변에서 사람들이 즐기는 각종 여가 활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전쟁이나 갈등을 소재로 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요즈음 영화나 드라마는 대부분의 스토리 전개가 비슷하다. 주인공(나)이 시련을 겪으면서 훈련이나 교육을 통해 강해진 다음 적들을 하나 하나 쳐 부수며  원한을 갚고 목적을 이룬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최후의 승자로서, 아니면 장렬한 죽음을 맞이 하면 이야기가 끝난다.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많이 즐기는 컴퓨터 게임은 폭력성과 잔인함을 오락의 도구로 변질시킨다는 면에서 더욱 더 심각하다.

 

드라마 속에 이떤 인물의 죽음은 현실 속에서의 죽음이 결코 아니다. 그 인물을 맡았던 배우는 다른 드라마에서 다시 다른 역을 맡으며 살아난다. 컴퓨터 게임 속에서 나를 대신한 인물이 죽게되면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다. 새로운 세상에서 내가 다시 부활해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죽인 수많은 적들도 다른 삶으로 나에게 덤벼든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게임속에서의 죽음들, 상처들은 우리에게는 전혀 고통을 주지도 않는다. 죽음 역시 고통이 없으며,  더 나아가 쉽게 부활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컴퓨터 게임 속에서 목격한 참상들과 팔레스타인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비참한 모습들을 사각형의 모니터 화면을 통해 보았을 때, 현실과 허구의 것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혹시 요즈음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우리가 드라마나 게임속의 이야기로 착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다.  만일 9.11 테러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어린이에게 무역센타 건물에 항공기가 충돌하고 무너지는 실제 영상을 보여주고 아이에게 질문을 한다면 어쩌면 상당수의 아이들이 그 모습은 영화속의 한 장면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전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불명확한 태도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 형태에서도 도대체 어떤 생각, 어떤 의견을 견지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걱정 스럽고 두렵다. 혹시 우리 정부나 언론이 그동안 너무나 영화와 드라마 혹은 게임에 노출이 되어 현실 감각이 무디어 지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TV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중동의 전쟁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 현실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집과 일터가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가고 있다. 살아 남은 사람들도 나머지 삶을 신체적인 불구로 혹은 심리적인 고통을 겪어가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슬픈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요즈음 나는 유럽 여러나라에서 벌어지는 반전 시위와 관련된 보도를 보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들은 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전쟁에 대해 분노하고 항의하고 있다. 그들도 우리만큼이나 중동 지역의 석유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나라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지성과 양심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궁금하다. 이 전쟁에 대해 어째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오랫 동안  고난과 수난을 겪으면서 살아오느라고 불의나,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도 남들 만큼 살게 되었다.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눈길을 주고 같이 아파 해 줄수 있을 만큼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전쟁에 대해 더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명 이 전쟁은 악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살아도 고통을 겪는다. 그러니까 악한 것이다. 그들의 종교, 그들의 이념이 무엇이든 그리고 그들이 무슨 일을 했던 관계 없이 전쟁은 절대 합리화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