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방학아! 너를 맞이하게 되어 정말 반갑다. 거의 10년 만이지. 보충수업에 겨울방학, 여름방학을 반납한 채 쉼 없이 달려온 세월이었어. 오랜만에 너를 맞이 하니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아이들과의 삶은 매일매일, 더욱더 힘겨워져만 갔는데, 가는 세월만큼이나 빠져나가는 머리칼에도 모자라, 나날이 하얗게 변해가고, 시력은 총민함을 잃어 희미해졌고, 하는 일는, 한세대가 거의 지나가는 지금도 변한 것 없으니 육체가 힘겨워하고, 정신이 힘겹다. 정녕, 이것이 교사된 자의 숙명이라면 어쩔 순 없지만, 가는 세월에 장사가 없듯이, 변해가는 아이들에도 장사가 없다. 오늘 이순간을 즐겨야겠다. 한 달 남짓 후 교실에서 아이들과의 또 다른 부침이 있을지라도, 오늘 방학이란 걸 오랜만에 갖게 되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