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을 버스를 탔다. 늘 그러는 것처럼. 그리고 출근을 했다.
한 사회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었일까?
아마 수없이 많은 기준과 관점이 있을 것이고,
그 각각의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르게 평가되고 판단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미래가 정말로 밝고 희망가득찬 사회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예들들어 최근 한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몇년에 걸쳐 엄청난 금액의 기부를 하다가 이름이 밝혀져 곤욕을 치루고 있는 사건에서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선행을 선행 그 자체로 바라보지 않는 사회, 다른 사람의 선행을 각자 자신만의 잣대에 의한 주관적 평가가 난무하는 사회, 별의 별 상상력을 동원하여 소설을 쓰듯이 가상의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하고 왜곡하면서 온갓 비난을 퍼붓는 사회, 그리고 그러한 부정적인 의견들을 견제하고 제어하면서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상실해가는 사회, 그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밤 늦게 모 TV 방송사에서 중국산 농산물의 실태를 고발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중국산 식품과, 농수산물과 관련된 문제의 원인이 중국에서 농산물들을 가공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중국인들의 공중 위생 개념에서 뿐만이 아니라 법적 제도적인 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더욱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자신들, 즉 우리 한국인 수입업자들에게 더큰 문제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고자 하는 것이 경제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기는 하지만, 그 원리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주체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위생과 건강을 최소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산 농수산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수입상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중국내 생산자들에게 최소한의 위생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소비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자신들 탐욕만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포기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며 정녕 저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가 하는 의심과 분노심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너무 슬펐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을까?
어쩌다 우리가 이처럼 원하지도 않았고, 인식하지도 못한채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자신 죽게하는 것들을 먹고 마실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그것을 감내해야 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을까?
우리가 중국 농수산물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 탓을 해야 하고, 중국인 생산자들을 욕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손으로는 처절하게 머리칼을 쥐어 뜯어 가며 다른 한손으로는 터지도록 가슴을 쳐가며, 울며 반성하고 통곡하는 시간을 정말 오래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가 정녕 누구를 탓 할 수 있을까?
오늘 우리가 처한 수많은 경제적, 물질적, 정신적 문제들을,
이 모든 것들을 누구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
정말 답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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