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못믿을 말!

etLee 2009. 8. 17. 21:19

 

   세상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첫번째가 장사꾼이 손해보며 판다고 하는 말이고, 두번째가 처녀가 시집 안간다는 말이며 마지막으로 노인들이 이제 죽어야지 라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세상이 변해서 이 말의 적절성이 지금도 유용한지는 따져 봐야 하겠지만, PeterPan이 어릴적에는 어른들이 자주 사용했다고 기억되고 있다.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오면서 선입관이면 선입관이고, 편견이면 편견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하나의 고정관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우리사회의 특정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말이나 약속따위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 말이다.

 

   사춘기를 막 지나, 철이라는 것이 조금 들기 시작하면서 오늘날까지 그 사람들의 말에 대해서는 거의 믿지 않게 되었다.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 하나 같이 내세우는 것이 있다. <민족과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많은 약속을 한다. 심지어 사람들이 원치 않는 것까지 억지로 만들어 내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해 버린다. 하지만 입으로는 정의과 진실을 내세우면서 실상 그들의 행동은 말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경우가 태반사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세운 거의 모든 약속들은 취소 되거나 그냥 잊혀지거나, 혹은 짧은 기간 동안 잠시 실행되다가, 다음 사람이 그 자리를 어어 받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다.

 

   오늘 안병만 교육부 장관이  "평가 결과가 우수한 교원에게는 학습 연구년 등 심화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성 신장이 시급한 교원에게는 장기 집중 연수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교육부 장관은 "교원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우수한 교원을 양성, 임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 이라고 했다. 평가 우수 교사에게 <학습 연구년> 즉 안식년을 주겠다는 것일 테이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교사의 잡무(담임교사 업무를 포함해서)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말일 텐데... ㅋㅋㅋ. 이말 실행 가능할까? ㅋㅋㅋ

 

   이말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예산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인지 사전 연구 조사와 계산을 해봤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안식년을 준 교사들에게도 봉급은 100% 지급해야 할 것이며, 이 교사들이 안식년을 갖은 동안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계약직 및 강사들에게 법에 따르는 임금에 필요한 추가 예산(전국적으로 초중고 모두 합하면 얼마나 될까?)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평가 결과가 신뢰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때 정말 우수한 능력이 있는 교사들을 쉬게하고 계약직 및 강사들을 쓰게 됨으로서 반감되는 교육의 질 저하로 발생하게되는 손실은 계산이 불가능하다 하겠다.

 

   PeterPan이 만일 우수 교사로 평가를 받아서 안식년이 주어지면,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교직사회는 요즈음의 경영학의 주류로 인식되는 <팀워크>를 가장 필요로하는 사회다. 학부모와 학생들로 부터 최 악의 평가를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최상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도 정말 우스운 이야기이고, 그렇게 해서 일년 학습 연구년을 받아서 뭔가를 하다가 교단으로 돌아갔을때 동료 교사들과의 팀워크를 맞추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최저 평가를 받아 교육 현장에서 격리되었던 교사가 일정시간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평가제도 실행 과정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상의 평가를 받기 위해 교사들 사이에 경쟁이 당연히 따를 것이고, 그 경쟁이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보장이 결코 없다.  결국 이런 저런 부정적인 일로 생기는 정신적 물질적인 손실은 적잖은 교육 예산의 증가를 야기시킬 것이다. ㅋㅋㅋ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을 위해서 필요한 예산의 산정 여부다.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최우선의 전제 조건은 역시 교원의 잡무를 없애는 일이 될 것이고, 그 중 가장 큰 것이 담임교사 업무인데 그것을 누가 대신 한다는 말인가. 그 외에도 교사들은 담임교사 일 외에 각자 맡은 일이 하나씩은 다 갖고 있다. 학교의 모든 교사들의 잡무를 다 처리하기 위해서는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의 수가 적어도 교사들 수의 3분의 1정도는 더 필요할 것이다. 즉 90명의 교사가 있는 학교의 행정 업무를 다 처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여명-아니 더 줄여서 20여명이라고 해도 좋다-의 행정직 공무원을 더 채용해야 되고 이에 따른 재정적 수요는 엄청나게 증가될 것이라는 뜻이다. 정말 웃긴다. 이게 우리나라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일이나 한가??? 요즈음은 학생들의 야간 자율학습으로 인해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있는 일이 빈번한데...

 

   그래서 믿지 않는다. 아니 믿을 수 없다. 어쩌면 얼마간 시행될 수도 있다. 특히 <학습 연구년>제도는 실행 하려고 시도 할 것이다. 그러다가 예상되었던 부작용도 표면화 될 것이고 예산 문제도 심화 될 것이고, 그러다가 장관 바뀌고, 정권 바뀌면 뻔할 뻔자 아닌가? 우리 역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니 믿을수 없다는 것이다.  

 

   교원 평가제 반대 하지 않는다. 세상 흐름이 그렇고, 이미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과 학부모로 부터 직 간접적으로 평가를  받고있는 현실에서 뭐가 두려워 반대 하겠는가.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적어도 악용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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