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엄마 안티카페

etLee 2009. 7. 29. 09:00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엄마 <안티카페>라는 것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치루는 것 같다. 늘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는 직업을 갖고있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별로 큰 일도 아닌데 그런다. 하긴 항상 이른 아침 부터 밤 늦게까지 생활 전선에서 거의 전쟁을 치루며 살아가는 부모들 입장에서는 엄청 놀라운 사건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생각이 저렇게까지 변할 수도 있는가>하며 당황하고 실망스러워 하는 것 정말 당연하다. 

 

   옛말에 <임금님도 없으면 욕한다>라는 말도 있듯이 당사자가 없는데서는 누구나 욕을 먹게 되어있다. 이미 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정말 오래전 부터 욕을 먹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교사들은 적어도 아이들이 이야기 하는 것들을 지나가나 우연히 듣게되는 경험을 통해 이미 오래전 부터 그런 현상이 존재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탈 행동을 보이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기는 자기 엄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나쁜짓을 한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 자기가 나쁜짓을 하면 부모님들이 슬프고 불행해 지니까 복수하는 것이 되는 것이라고....>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그런 생각 한두번쯤은 다 하면서 자란다. 단지 그런 행동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뿐이다. 엄마 안티카페 사건은 그런 청소년들의 내재된 마음을 직접 표출해서 행동에 옮긴 극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우리 아이들은 예전의 아이들 보다는 조금 버릇이 없고 예절이 부족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성장 과정에서 부단하게 시도하면서 시행 착오는 겪지만 전체적으로는 건전한 어른들로 성장한다. 어린시절 자신의 실수와 과오를 교훈 삼아서 훌륭한 어른들로 변해간다.

 

   우리는 그런 아이들이 그렇게 했다고 해서 비난하고 어이없어 하기 이전에 왜, 어째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무엇이 아이들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내몰았는지를 숙고해보고, 이런 일을 발생하게 만든 사회적 상황을 통탄해 해야한다. 철없고 경험이 부족해서 만들어 내는 모든 잘못과 실수를 비난하고 꾸짖기만 한다면 아이들은 더욱 더 일탈 행동으로 내몰기만 할뿐 개선의 방향으로 선회하지는 않는다.

 

   학교 현장에 직접 들어가 살펴 보라. 학교에서 공부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 성적이 않좋은 학생들이 피할 곳이 어느 한 구석이라도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집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라고 하면서 학교와 사설 학원으로 내몰기만 한다. 그렇게 가정에서 내몰린 아이들에게 학교에서도 매일 매일 공부 잘하라고 하고, 학원에서는 더욱 더 심하게 몰아친다. 저희들끼리도 이야기 주제가 주로 공부얘기다.

 

   성적이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모두가 만족하지 못한다. 게다가 대다수의 중하위권에 속하는 아이들이 당장 가서 위로 받고 격려 받을수 있는 곳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학원을 다녀도 안되고 과외를 받아도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그 공부라는 것이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쉽게 되지 않는 다는 사실 다 알지 않은가? 그야 말로 우리 아이들 대부분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극한적인 상황에서 10여년 이상을 살아보면 기분이 어떻겠는지 역지사지 해봤으면 좋겠다. 사방 어디를 살펴봐도 탈출구 하나 없는 꽉 막힌 곳에 갖혀서, 공부 기계가 된체...

 

   어른들도 오래 견디기 어렵다. 변변치 못한 어른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쉽게 약물 중독자가 되거나 인생 포기자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어린 아이들이 엄마 안티카페라는 것을 만들어 일탈 행동을 한들 뭐 그리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시선을 돌려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 할 만한 일이고, 바르게 인도하고 고쳐질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볼 수있는 그런 사건인데 말이다. 무지막지하게 비난만 하고 꾸짖기 이전에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우리 자신들 부터 반성해야 할 일이라 하겠다.  

 

아침 보충시간 수업전에 잠시 시간이 있어 한마디 지껄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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