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학부모 설명회???

etLee 2009. 12. 18. 09:12

  어제 저녁 아파트 단지 입구 가로수에 붙은 광고 전단지가 눈길을 끌었다. 요즈음 PeterPan은 중학교 1학년 다니는 딸래미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고 있다. PeterPan 역시 대한민국 사람들중에 한나라는 숙명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내자와의 아이들 교육을 둘러싼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큰딸녀석 초등학교시절부터 남들이 힘들다는 자식 교육, 즉 아빠가 아닌 선생님이 되어서 조금 부족하지만 영어 공부를 시켰다. 하지만 수학이 문제였다. 영어는 전쟁을 치루다시피 하면서 PeterPan이 가르칠 수 있었지만 수학은 그럴수 없었다. 그래서 집사람과의 싸움에서 지고 아이들을 학원에 보냈는데 큰녀석 수학 점수가 형편없다.

 

 

 

어제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큰녀석이 개인 과외를 시켜달란다. 이제 막 기말고사를 끝내고 나니 어린마음에도 고민이 되었던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7급공무원, 구체적으로 중등학교 교사의 봉급 받으며, 맞벌이가 아닌 가정을 책임지는 PeterPan의 매달 수입으로서는 두아이 학원 보내는 것도 힘겹다. 공교롭게 어제가 봉급날이었다. 그런데 PetePan 통장으로 넘어온 한달 봉급액수가 259만 얼마였다. 또 적자로 한달을 보내야 한다. 중1과 초등학교 5학년 두녀석의 사교육비가 결코 적지 않다. 1월 한달동안 학원도 끊어야 할 상황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딸래미 하는말이 <수학을 개인과외>시켜달란다. 가능한 일이나 한가? ㅋㅋㅋ 그나마 공부를 하겠다는 딸녀석 마음이 고맙게 생각되었다.

 

최근 국민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반면에 신생아 출산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미루고, 결혼한다 해도 아이를 낳는 숫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물론 그 원인이 다양하겠지만, 아이들 출산후 성인이 될때까지 들어가는 비용, 특히 교육비의 급격한 증가가 중요한 원인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육비 증가의 중요 원인이 사교육비 증가에 있고... 요즈음 수학 개인 과외비가 얼마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영어개인 과외는 가장 싸다고 해고 1주일에 2회 3시간이 20만 혹은 30만원 인가?-PeterPan 세상 물정 정말 모르는 건가?ㅋㅋㅋ

 

<학부모 설명회>라는 것이 원래 대학이나 중고등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행사가 아니라, 사설 학원이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행하는 학원 광고활동을 지칭하는 말인가? 도대체 <학부모 설명회>라는 말의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이런 광고를 접할때 마다 공교육의 일부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늘 마음속에 회자되는 씁쓸한 느낌이있다.

 

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대학진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고 우리 현실이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항상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으로 느끼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교육이 학생들이 학력신장에 엄청나게 기여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지나친 사교육으로 인하여 자율성을 상실하였다. 심리적으로는 사교육을 끊으면 금단현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상당수 아이들이 고3이 되어도 정말 공부하는 방법을 알지못해 방황한다-그 이유는 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PeterPan은 요즈음 울반 녀석들과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거의 매일 밤 10시까지 교실에서 함께 생활한 녀석들과의 대화인데 느껴지는 것이 있다. PeterPan의 상담내용에 대한 불신감 같은 것이다. 아니 불신감이 아니라, 학교에 오기전에 여러가지 사설 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온터라 그들의 이야기를 더 신뢰하는 듯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사회가 모두 합심해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아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뿌리내리게 한 결과다. 매일 학교에 와서 상담을 받는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대학 진학 원서를 쓰게 될것인하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간다....

 

정말 '최강영어학습법'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PeterPan도 영어선생인데, 그리고 그런거 전혀 모르는데....

그 밑에 '전문과외'는 또 뭔가? 세상 지금까지 전문과외 아닌것이 있기나 했단 말인가?

정말 웃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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