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늦 가을속 "행복한 봄날"

etLee 2014. 11. 16. 11:47

   지난 금요일에는 10년전에 담임을 했을때 우리반 학생들이었전 제자들이 찾아 왔다.

그녀석들 졸업하고 한번 인가 날 찾아왔었던 것의로 기억되고 있다.  오래만에 왔으니 밥 사주고 쓴 커피 한잔 대접하려고 했는데 이 만남을 주선한 녀석이 날 자꾸 어디로 끌고 갔다. 숙대 근처 한식집이었다. 1년전쯤 한번 식사를 했던 곳이었다.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한식 전문점에서 녀석들, 지들이 저녁을 사겠다고 하며 자꾸 비싼 코스 요리를 먹으랜다. 그런데 내가 요즈음 건강 문제로 기름이 많은 음식도 그렇고, 과식도 하면 안되어 생선구이 정식을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뭔가 종이 쇼핑 가방을 두개 껴냈다. 한 가방에는 유명 아웃도어 상표가 붙어 있었고 한 가방에는 소형 포장된 견과 상자 2개가 있었었다. "정-말 치밀한 녀석들..." 카카오 톡 프로필 사진에 산에서 찍은 나의 사진을 보고 생각했나 보다. 산에서 배고파지면 견과를 먹는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과, 산을 자주 다니니까 아웃도어 활동시 입는 기능성 옷이 좋다는 것을...


   10년동안 잊혀진 나를 기억하고 찾아와 준 것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데 이처럼 세심하게 기대하지도 못한 선물을 준비하다니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쯤 지났으니 이제 우리 사회 어느곳에 정착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그래서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도 나름대로 깨달은 그야말로 진정한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이 선생님인 나를 찾아오기위해 각자의 바쁜 일상속에서 서로 시간을 조정하고, 이처럼 선물을 준비하는라고 얼마나 마음을 썼고 분주했는지를 생각하니 정말 정말 그리고 또 정말 감사하고 부담이 되었다.


   금요일 주말이라 모두 부담없이 커피 전문점 영업이 끝날 때까지 난 옛 제자들과 행복한 수다 떨기를 계속했다. 그 4시간동한 함께 있어준 제잘들이 고마웠다. 우리 삶에서 잠시라도 누군가 진심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함께 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요즘음 되어서 더욱 더 깊이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이제 조금씩 나의 교사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마무리 해야할 나이가 되니 더욱 더 그 소중하다.


   얼마전 종영된 "내생애 봄날"이라는 드라마 여 주인공이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자신이 아닌 그 누군가에게 이식되어야할 심장을 가로채기 했다는 것에서 오는 "미안함"과 그로 인해 5년동안 행복하게 살아온 삶에 대한 "고마움"에대한 표현이었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단순한 대화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의미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진지했으며, 그래서 깊이 영혼을 일깨운다. 오래동안 기억 저편에 잊혀졌전 제자들을 만나서, 소중했던 지난 삶의 기억들을 잠시 되돌려 생각해 보는 시간을 보내면서 당시 더 많이 잘해 주지 못함에서 오는 미안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했다고 찾아온 마음에 대한 고마움이 행복하면서도 절실했다. 


정말 오래만에 찾아온 제자들, 

그때 더 잘 못해줘서 미안합니다.


그날 샘은 이 늦은 가을날에 "행복한 봄날"을 만났습니다.

봄을 선물해 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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