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인데, 비가 많이 안온다. 몇년째 우리나라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 저기에서 물부족을 호소하는 뉴스가 빈번하게 중요 기사로 다루어 진다. 오늘도 조금의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 날만 후덥지근하게 한다.
그저께 집에가서 인터넷에서 노자를 검색해서 읽었다. 노자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알려진 것은 도덕경을 쓰고 서쪽으로 떠났다는 기록이다. 세상 어느정도 살만큼 살아오면서 삶에 대해서 조금 깨달아 가는 지금에서 노자가 서쪽으로 떠나 세상을 등진 이유는 이해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출근 길을 나서면, 좋은 일보다는 불쾌하고 마음 상하게 하는 사소하지만 하루 일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전철을 타고 내릴때 부디치는 사람들과의 부대낌, 환승역에서 이동할 때 불쑥 불쑥 어딘가에서 나타나 끼어드는 사람들에서 느끼지는 불쾌한 감정등...
하지만 그런 일들을 당할 때 마다, 힘껏 마음을 추스리고 좋은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오늘 어떤 일들이 일터에서 있을지 모른다. 그 어떤일을 잘 처리하고 견디어 내기 위해서는 많은 힘을 남겨 둬야 하니까. 오십 중반을 뛰어 넘는 나이가 되니까 새롭게 느껴지고 깨달아 지는 것들이 많다. 우선 좋은 것은 생물학적인 욕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인생의 끝이라고 하면서 슬퍼하고 아쉬워 하지만 나는 그것이 너무 좋다. 반면에 나쁜점은 근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약해져 쉽게 피로해 지고 과도한 일에 의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면에서는 항상 그러지 말라고 속삭이는데 쉽게 힘들어 하고 그래서 전에는 하지 않던 짓거리를 해서 어이없어진다. 이것도 삶의 한 측면이라면 기꺼이 환영하고 받아 들여야 하지만, 작금의 세상은 나이든 사람들에게 예전에 허용해 주었던 약간의 여유를 불허한다.
대학시절 삶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 중에 하나는 삶의 3단계였다. 첫단계는 태어나서 성장하며 배우는 단계다. 시간적으로는 대략 서른살 까지를 이 기간으로 봤다. 그리고 첫단계 삶의 준비를 거처 일을 하며 뭔가를 창조하고 만들어가는, 그러면서 생존의 기반이 되는 경제활동을 하며 자아실현을 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단계를 또 다른 30년의 세월이라고 계산했다. 그리고 나머지 인생이 마지막이고, 이 기간은 의지나 바램으로 결코 정할 수 없는, 그냥 건강이 허락해 주는 대로, 또는 운명에 의해 주어지는 시간이다. 이제 나는 내 삶의 두번째 단계의 총착역을 향해 서서히 속도를 줄여가며 달려가는 지점에 서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터에 도착하면 평생동안 해왔던 일들이 전보다 버겁게 느껴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며칠전에 학교 매점에서 일하시는 분이 나의 표정을 보면서 항상 웃는 모습이란다. 그동안 내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과는 정 반대로 비춰진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진정 감사할 일이다. 마음 속에서는 아무리 힘들고 때로는 지겹게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나타내 지는 모습은 긍정적이고 웃는 표정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의 느낌과는 달리 내가 행복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이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희망과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겠다.
'내 이야기(My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I am nothing! (0) | 2017.07.04 |
---|---|
양곤시내 첫날 탐사전까지 (0) | 2017.07.03 |
양곤강 가는길 (0) | 2017.06.05 |
미얀마에서 첫날 (0) | 2017.06.02 |
미얀마 양곤 여행 시작-미얀마 방랑기 (0) | 2017.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