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어를 공부하다가 크리스마스 계절이 되면 “Christmas Cracker Jokes”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된다. 크리스마스 크래커(Christmas Cracker)는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때에 나누는 기념품 또는 일종의 선물로서 예쁜 은박지 또는 금박지로 사탕처럼 포장되어있다. 크리스마스 크래커의 양쪽을 잡고 당기면 “탁!”하고 소리와 함께 터지고 안의 내용물이 나오는데 보통은 작은 장난감 선물과 joke가 적힌 종이쪽지다.
종이에 적힌 joke들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매년마다 영국에서 발생한 사회 정치적인 사건과 이슈들을 풍자하는 내용들도 상당히 많다. 그래서 연말에 유행하는 Christmas Cracker Jokes를 읽어보면 지난 1년 동안에 발생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바라보는 영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금년에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Covid-19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joke들이 꽤 보였는데 내용이 우리나라 상황에 상당히 들어맞는 것 같아서 소개해본다.
1. How is Christmas exactly like your job?
You do all the work and some fat guy in a suit gets all the credit.
크리스마스는 당신의 직업과 어떻게 같은가요?
당신이 모든 일을 하면, 정장을 입은 뚱뚱한 남자가 그에 따른 모든 신용(credit, 명예, 칭찬)을 얻습니다.
2. How can you get out of talking to your boss at this year’s staff Christmas party?
Just put him on mute.
올해 직원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어떻게 상사와 대화를 피할 수 있습니까?
그냥 음소거 상태로 설정하세요.
3. Why are Santa’s reindeer allowed to travel on Christmas Eve?
They have herd immunity.
산타의 사슴(순록)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된 이유가 뭐죠?
그들은 집단면역이 되어있습니다.
4. Why couldn’t Mary and Joseph join their work conference call?
Because there was no Zoom at the inn.
마리아와 요셉이 업무 콘퍼런스 콜에 참여할 수 없었던 이유는 뭔가요?
그들이 묶었던 여관에는 Zoom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5. Why is Parliament like ancient Bethlehem?
It takes a miracle to find three wise men there.
국회가 고대 베들레헴과 같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곳에서 현명한 사람 3명을 찾으려면 기적이 필요합니다.
위에 소개한 농담(jokes)들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상황과 별로 다를 바 없어서 우리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중에서 첫 번째와 마지막 것은 특히나 현재 우리나라 정치 사회 상황을 너무 잘 표현하는 것 같다. 한때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고 해서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위정자들이 마치 자신들이 그 모든 일을 한 것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었다. 그 모두가 자기네들 공인 것처럼!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방호복을 입고 힘겹게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 그리고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함께한 관련 공무원들과 수많은 봉사자들의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역당국을 믿고 Covid-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말없이 협조하고 따라준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Covid-19를 막아내기 위해서 수고하신 의료진, 공무원, 그리고 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K방역이 뚫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반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이 시작된 작금에도 아직도 확실하게 확보된 백신이 하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특유의 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책임져야 할 정부 관료와 위정자들은 자신들 잘못이 아니라며 그 이유만 열심히 열거하며 책임 회피하고 있다. 한때 K방역이라는 것이 잘 나갈 때에 노란색 옷을 입고 회의를 주제 하고, 참가하면서 관련 서류나 읽다가 방역현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현장에서 방역복을 입고 힘겹게 고생하는 사람들 앞에서 사진 찍고, 언론에 나와서 마치 그 모든 일들을 자기들이 한 것처럼 별로 의미도 없는 이야기를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었다. 그런데 상황이 최악으로 악화된 지금은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잘못이 결코 아니라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면피성 해명을 하고 있다. 이 괴기한 상황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 모두가 "fat guy in a suit"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우리나라 국회는 고대 Bethlehem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 특히 여당 국회의원은 더하다. 어쩌면 야당이나 무소속 국회의원 중에서는 현명한 사람이 1명쯤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들은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달라서 서로 논쟁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해서 다양성이 있으니까. 지혜로운 사람은 늘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나온다. 다양성은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은 어떠한가? 180명이나 되는 사람들, 여당 출신 국회의장 포함해서 모두가 어찌 그렇게 목소리가 한결같고 획일적인지, 그래서 모두 꼭두각시 인형처럼 영혼이 없어 보였고, 각자의 의견이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항상 그렇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렇게 읽혀졌다. 말하는 꼭두각시처럼 똑같이 말하고 기계적으로 행동했다. 다른 의견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싱크로나이즈 스위밍(Synchronized Swimming)을 보는 것 같다. 그러한 사람들에게서는 기적(miracle) 같은 것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기이하고 이상하다. 너무 답답하다.
경험하지 못한 시대라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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