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자유 박탈 이틀째!

etLee 2022. 5. 25. 10:07

안녕 얘들아!

지난 월요일 저녁 무렵 너희들이

내 몸에 들어온 것을 인지하고 자가 검사했지.

그리고 검사 키트에 2줄이 뜨는 걸 확인하고

조금은 실망했어.

 

밤새 가슴 답답함, 목 통증에 시달리다가

새벽녘에 깨어나 타이레놀 하나 먹고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어.

그리고 일어나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

너희들이 날

너희들의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거야.

 

지난 2년여 동안은

너희들을 피하려고

무던히도 애쓰며 살았던 시절이었어.

나보다는

갓 세상에 태어 난 아기들을 위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해서 스스로를

거의 세상과 단절시키면서

방어막을 3중으로 세우기도 했었지.

 

그리고 

네 번째 벽을 쌓으려고 하던 참에,

너희들은 내가 지키려 했던

아기들에게 먼저 다가와서는,

그 아가들 앞에서는

완전 무장 해제할 수밖에 없었던 날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멋진 우회 전략을 성공시켰던 거야.

 

너희들!

정말, 대단하다.

 

너희들이 내게 왔다는 것을 느낀 지 3일째

너희들과 싸울 수 있도록 무장을 하고

홀로 전면전을 시작한 지 이틀째,

어제 보다는 완화되었지만

여기저기에서 불편함이 여전하다.

 

이것도 결국은 지나갈 거야.

 

난 여전히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까.

 

추신:

보건소에서 매일 문자 메시지 온다.

바쁜 사람들에게

일거리 하나 더해주게 되어 

미안함이 느껴진다.

 

2022년 3월 20일 오후 북한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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