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그냥

etLee 2020. 8. 5. 22:41

그냥, 하루하루 살다 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별로 안 남은 나이가 되었다.

 

이런 나이가 되면 어떤 이들은 "인생은 60부터야" 하며, 이전보다도 더 열심히 운동도 하고, 젊게 차려 입고 여기저기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반면에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한참 좋았던 젊은 날을 추억하며 살아간다. 어째튼 노년기에 접어들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격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도 은퇴하는 때이기도 해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삶에 대한 질문이 변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젊은 날에는 "" 라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어떻게"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최근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30년 넘는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명퇴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정년 5년을 남기고 명퇴하는 것이 너무 빨랐는지도 모르겠다. 2년이 20년처럼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작년 한해 동안은 청소년 Outreach 활동을 하면서 보냈다. 불행히도 금년은 Covid-19 발생으로 그 활동마저 못하고 집에만 있다. 그렇다고 지난 2년 동안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며 세월을 보낸 것도 아니다. 명예퇴직 이전부터 시작한 인터넷을 통한 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고, 그 결과 전에는 거의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시작했다.

 

요즈음은 유튜브를 통해서 World Science Festival 동영상을 자주 본다.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영어 듣기 연습을 한 덕분에 양자역학, 다중 우주론, String theory와 같은 최신 과학 이론 대한 강연이나 토론 등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그 내용을 들으며 모두를 바로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런 내용들은 우리말로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에는 남는 것이 시간이라 두세 번 반복해서 듣는다. 그래도 Brian Greene 교수의 강연이나, Host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비교적 쉽게 이해가 되어 좋아한다.

 

세상 살면서 수없는 질문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그런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답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질문만 하며 살아온 것이다. 나의 나머지 시간 동안에도 그 정답들을 찾지 못할 것 같다. 아니, 찾지 못하고 끝을 맞이할 것이 틀림없다. 그래도 해답이 궁금하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때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 많은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나하면 그것은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살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를 하기로 했다. 평생 해오던 일이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었으니 하던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져왔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탐색해 보기로 했다. 목표도 방향도 없이... 그냥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한다.

 

이번 주는 그 활동이 멈췄다. 다른 일에 바쁘다.

세상에 나온지 8개월 넘은 손녀딸 돌보느라 양 팔과 어깨, 그리고 허리가 아프지만,

그것도 좋다.

"그렇게 사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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