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My Stories)

흡혈귀가 상징하는 것!

etLee 2009. 5. 19. 10:56

 

우리는 흔하게 흡혈귀와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접하게 된다. 최근 우리 나라 영화에도 흡혈귀가 된 신부가 주인공인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역사적인 기록에서 실제 흡혈귀가 존재 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문학이나 예술 그리고 전설과 관련되어 반복되어 등장하는 것이 전부라 하겠다. 영화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의 등장이후로 흡혈귀와 관련된 영화가 거의 주기적으로 등장하다 시피 해서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코미디 영화 속에서 회화적으로 묘사되어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공상 과학 영화에도 흡혈귀가 등장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는데 뱀파이어라는 영화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나는  흡혈귀와 관련된 영화나 소설을 접할때 마다, 그 존재에 관해서 생각해 보곤 한다. 실제로 드라큐라 백작이나, 뱀파이어와 같은 형태의 흡혈귀가 존재했었을까 하고 말이다. 사실 흡혈귀라는 것이 전설이나 문학이나 예술분야에서 자주 다루어 지는 것으로 봐서, 그것이 우리 인간의 삶속에 존재하는 뭔가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을 하는 사람, 특히 문학 비평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학속에 존재하는 것의 많은 것들이 우리 인간의 실제 삶에서 뭔가를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흡혈귀라는 존재 역시 단순이 인간의 호기심이나 흥이있는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 존재 이상 그 어떤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하겠다. 

 

문학이나 예술속에서 피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술의 각 장르 속에서 붉은 피가 상징하는 것은 엄청나게 다양하겠지만, 거의 공통적인 점은 피가 생명의 원천 혹은 생명 자체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예수님이 흘린 피는 인간의 원죄를 정화시켜 구원의 길로 이끄는 것으로 상징된다. 사람들이 뭔가 중요한 약속을 맺을 때 피를 매개로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잉카나 마야 문명의 유적에서는 신에게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제물로 바치는 모습의 벽화가 많이 발견된다. 우리의 전설 이야기 속에서는 피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약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피는 우리 인간의 생명의 원천으로서 때로는 생명 자체를 상징한다 하겠다. 그렇다면 인간 생명을 의미하는 피를 빨아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흡혈귀는 도대체 실제 인간 삶에서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따금 아주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가리켜 흡혈귀 같은 놈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목격되는 종류의 사람가운데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 어떤 도움은 커녕, 괴롭히고 빼앗고 고통만을 안겨다 주는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물질적이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속을 태우게 하는, 그러면서도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은 털끝 만치도 없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있다. 문학과 전설을 포함한 예술 장르에서 등장하는 흡혈귀가 그러한 파렴치한 유형의 인간을 상징화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속에서 흡혈귀를 떠오르게 하는 인간 유형의 예는 다양하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보모에게 망나니 같은 자식은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끊임없이 속을 태우다 우울증에 걸린 자신의 부모에 대해 죄의식이나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이 뭔가를 요구만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자식이 그렇다. 그런 아이들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부모가 뭐길래 저렇게 자식으로 인해 온갖 고통을 감내해야 하느지 의문을 갖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 싸이코 패스 인간형에 대한 이야기를 매스콤을 통해 자주 듣는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형도 전형적으로 흡혈귀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일으키는 범죄의 희생자들에 대해 감정 이입이나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그런 인간 형이다. 또한 자기의 인생이 잘못되는 원인을 모두 환경 탓, 세상 탓으로 돌리고 늘 뭔가 피해 의식에 사로 잡혀, 범죄를 마치 일상 생활의 일처럼 저지르는 인간을 싸이코 패스 인간형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학과 예술속에서 그려지는 흡혈귀들이 이런 유형의 인간들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사실, 거의 모든 범죄자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흡혈귀로 상징화 될 수 있는 존재로 볼 수 있겠다.

 

사람은 살아 가면서 자기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 조금 더 나아가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아니 사람들에게 뿐만이 아니라 이세상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뭔가 쓸모있는 것, 아니면 적어도 해를 끼치니 않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얼마전 인도에서 몇해를 살다 돌아온 지인에게서 인도의 수행자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수행자는 길을 나설때에도 빗자루를 갖고 다니면서  자기의 발이 내 디딜 곳을 그 비로 쓸고 간다고 한다. 자신의 발에 밟혀 생명체가 죽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란다. 우리나라에서도 봄에는 수도자들이 똑같은 이유로 엉성하게 만든 집신을 신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우리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흡혈귀같은 그런 삶이 아닌, 다른 생명의 삶에 도움이 되고 함께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다. 다른 생명의 기를 빼앗고 더나가 스스로 죽고, 죽이는 일이 빈번한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는 이시대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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